목회자코너
| 작성일 | 2026-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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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 | 김재일목사 |
오랜만에 휴가를 계획하였으나 급하게 처리해야 할 교회 행정 일들이 있어서 1박 2일만 다녀왔습니다. 권사님 한 분이 문화카드를 주시며 영화를 보라고 하셔서 ‘오디세이’를 보았습니다. 영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오디세우스와 그의 군사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10여 년의 길고 거친 항해를 담고 있습니다. 목마 전술로 승리를 이끈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향하지만, 그의 귀향길은 혹독한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폭풍우와 괴물들의 위협 속에 동료와 배를 모두 잃고, 홀로 여신 칼립소의 섬으로 떠밀려갑니다. 그곳에서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망각 속에 살아가던 그는, 고향을 향한 강렬한 그리움으로 칼립소의 도움을 받아 다시 고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타고 갈 배는 없고, 부서진 배의 잔해들뿐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그 잔해들을 모아 뗏목과 다를 바 없는 배를 만들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가 몰아칠 망망대해 앞에서 두려워 망설입니다. 그때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배웅하며 이렇게 조언합니다.
"너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지 말고, 거대한 자연과 운명의 흐름 앞에 바다를 온전히 믿고 몸을 맡겨라."
휴가 때 신안에 있는 ‘12사도 길’을 걷고 서해의 일몰도 보면서 찾아뵙고 싶었던 목사님들을 만나 목회에 대해 나눔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일정이 맞지 않아 가지 못하고 교회에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지방에서 휴가를 얻은 목사님이 찾아와 주셔서 세 분의 목사님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목, 금 이틀은 서해안에 가서 일몰을 보고 왔습니다. 서해안의 망망대해 위로 장엄하게 저무는 일몰을 지켜보며 앞서 언급한 오디세우스가 거친 바다를 대면하는 장면이 가슴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바다 앞에서 가슴이 웅장하게 다시 뛰는 감격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오디세이 영화를 보면서 깨어지고 부서진 난파선이 마치 우리 교회의 모습과 저의 모습 같았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풍파와 이어진 강제집행을 통해 구원의 방주로서 믿음의 항해를 해야 할 우리 교회는 마치 난파선처럼 항로를 잃어버리고 멈춰 선 것 같았습니다. 지금 저의 말은 불평도 푸념도 아닙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기대감으로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고향으로 가기 위해 거친 바다를 마주하는 오디세우스에게 "너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지 말고, 거대한 자연과 운명의 흐름 앞에 바다를 온전히 믿고 몸을 맡겨라"라는 말이 저에게는 성령님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이제는 보상의 문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예배당을 준비하여 그동안 멈추었던 믿음의 항해를 담대히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거친 풍랑과 같은 고난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내 힘이나 사람들의 꾀를 모아보려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하시는 성령님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비록 우리의 배는 엉성하고 부족한 것이 많을지라도, 우리를 이끄시는 이 배의 선장은 만유의 주가 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칠흑 같은 바다에서도 주님은 우리의 흔들림 없는 나침반이 되십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결단하고 함께 나아갈 때, 거센 풍랑을 단숨에 잠잠케 하셨던 예수님께서 우리 앞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 역시 고요하게 평정해 주실 줄 믿습니다. 약속의 땅을 향해 다시 예배의 돛을, 목장 모임의 돛을, 삶 공부의 돛을 힘차게 올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구원의 방주로서의 사명을 완수합시다!
| 번호 | 제목 | 목회자 | 작성일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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