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코너
| 작성일 | 2026-07-26 |
|---|---|
| 목회자 | 김재일목사 |
우리는 흔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섬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 마음이 병들고 지쳐 있을 때, 타인을 온전히 사랑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박상미 교수는 그의 저서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서 관계의 출발점은 타인이 아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성경 역시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 안에는 나 자신을 먼저 바르게 사랑하고 돌볼 줄 알아야 이웃도 사랑할 수 있다는 깊은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나 자신과의 관계가 헝클어져 있다면, 아무리 좋은 뜻으로 다가가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기 쉽습니다.
따라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는 슬픔, 분노, 외로움 같은 감정이 찾아올 때 이를 신앙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로 치부하며 억누르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감정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금 내가 많이 힘들고 지쳤구나” 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기적이거나 지독한 자기중심적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세상의 비난이나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힘은,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가치 있게 보시는지 깨닫는 데서 나옵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 애쓰기 전에,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진짜 나’와 만나며 나 자신을 돌보는 친밀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관계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며, 영적인 훈련처럼 구체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먼저는 매일의 삶 속에서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는 연습입니다.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느꼈던 감사, 서운함, 피곤함 같은 감정들을 하나님 앞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토로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을 격려하듯, 지친 나 자신에게도 “오늘도 참 애썼다”라는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고, 매일 감사일기를 써가는 것입니다. 저 역시 잠시 멈추었던 감사일기 쓰기를 다시 시작하며 이 거룩한 연습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성안교회 가족 여러분, 건강한 관계의 출발은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나의 크나큰 죄를 어떻게 용서하셨는지 깊이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의 탕감을 경험하고도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이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돌보는 연습과 실천에서부터, 우리 함께 따뜻하고 건강한 가정교회 문화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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